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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20㎏ 빠져 올림픽 놓쳤던 김하윤, 노골드 위기 韓유도 구했다

  • 작성자 강윤오
  • 작성일 2023-09-27
  • 조회 397

20㎏ 빠져 올림픽 놓쳤던 김하윤, 노골드 위기 韓유도 구했다


한국 여자 최중량급 간판 김하윤(23·안산시청)이 한국 유도를 사상 첫 아시안게임 '노골드' 위기에서 구했다.


김하윤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쉬스옌(중국)을 안다리걸기 절반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차분하게 포인트를 따내 승리를 확정했다. 김하윤은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한국 유도를 구했다.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건 처음이다. 남자 대표팀 에이스 안바울, 이하림, 이준환 등이 모두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지금까지 한국 남녀 유도를 통틀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대회 없었다. 이런 가운데 김하윤은 한국 유도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김하윤은 한국 유도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 여자 최중량급 우승 기록도 세웠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6년 서울 대회부터 여자 최중량급에선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개인전을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로 마쳤다. 김하윤은 우승 후 "내가 금메달을 못 따면 한국 유도는 '노골드 참사'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서도 "의식은 하되 긴장하진 않아서 이기기도 금메달이 실감나지 않았다. 나중에 시상대에 오르는 데 '내가 진짜 금메달을 땄네'라는 생각에 행복했다"고 밝혔다.



김하윤은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탈락의 아픔을 딛고 일어섰다. 국제 대회 성적이 좋아 올림픽 출전이 유력했던 그는 대표 선발전 몇 달을 앞두고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128㎏였던 몸무게가 105㎏으로 20㎏ 가까이 빠졌다. 1m80㎝대에 130㎏가 넘는 거구가 즐비한 여자 헤비급에서 100㎏가 겨우 넘는 김하윤은 경쟁력을 잃었다. 김하윤은 대표 선발전에서 밀려 다잡았던 올림픽행 티켓을 놓쳤다.



이후 김하윤은 치료에 전념해 지난해 매트에 복귀했다. 몸무게도 115~120㎏까지 끌어 올렸다. 몸 상태를 회복한 그는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포르투갈 그랑프리, 올해 포르투갈 그랑프리와 파리 그랜드슬램을 연이어 우승했다. 국가대표 1진에 복귀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도 따냈다. 그러나 김하윤은 대회 직전 왼쪽 무릎 부상을 당했다. 이번엔 꾹 참고 테이핑으로 견디며 뛰었다. 결국 금메달로 보상 받았다. 김하윤은 "도쿄올림픽행이 좌절됐을 땐 많이 속상했다. 워낙 성격이 긍정적이라서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김하윤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둘이나 스승으로 뒀다. 유도 명문 용인대 출신이 아니다. 고1 때 본격적으로 유도를 시작한 김하윤 그해 전국체전을 제패했다. 부산 삼정고 진학 후에도 3년 내내 전국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일찌감치 특급 유망주로 떠오르자, 용인대와 한체대가 스카우트 경쟁을 벌였다. 그는 고향인 부산까지 끈질기게 노력한 조민선 한체대 교수를 따라 한체대행을 택했다.


조 교수는 한국 여자 유도의 마지막 금메달리스트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금을 따냈다. 한체대에 진학한 뒤엔 주특기 안다리걸기를 완성했다. 조 교수는 "김하윤은 나를 닮은 제자"라면서 "근성, 성실함, 승리욕까지 모두 갖춘 이상적인 유도인"이라고 칭찬했다. 이후엔 김미정 대표팀 감독을 만났다. 김 감독은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김하윤은 "김미정 감독님을 만나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됐다. 기술의 정확도를 다듬고 체력을 끌어 올렸다"고 밝혔다.


매트 밖 김하윤은 영락없는 MZ세대다. 별명은 '푸바오'. 판다처럼 귀여운 외모인데, 경기에 나서면 '쿵푸팬더'처럼 눈빛이 매섭게 변해서다. 김하윤은 "팬더를 좋아해 푸바오는 마음에 드는 별명"이라며 "한국에 가면 집에서 쉬고도 싶고 밖에서 친구들과 맛난 거 먹으며 놀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하윤의 다음 목표는 내년 파리올림픽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는 도쿄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것을 보상 받지 못한다. 내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진짜 활짝 웃겠다"고 말했다.


항저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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